내 마음의 풍경
들판에는 내 마음을 사로잡는 풍경이 있습니다.
마음이 불편할 때마다 찾아가 세상을 탓하고
나 자신을 탓합니다. 어린아이처럼 투정도 부려봅니다.
하지만 들판은 한결같이 반갑게 맞아줄 뿐입니다.
그리고 새들을 초대해 노래 부르게 합니다.
풀벌레를 초대해 반주를 하게 합니다.
구름과 안개를 초대해 강렬한 빛을 부드럽게 만들어 줍니다.
해와 달을 초대해 스포트라이트를 비춰 줍니다.
눈과 비를 초대해 춤판을 벌이게 합니다.
새로운 희망을 보여 줍니다.
마음이 평온할 때면 나는 그 들판의 존재를 까맣게 잊고 지냅니다.
마음이 불편해져야 그 들판을 생각합니다.
그래도 들판은 즐거운 축제의 무대를 어김없이 펼쳐 줍니다.
들판이 펼쳐놓는 축제의 무대를 즐기다 보면 다시 기운이 납니다.
그런 들판으로부터 받기만 할 뿐. 나는 단 한 번도
되돌려 주지 않았습니다. 들판은 그런 나를 나무라지 않습니다.
김영갑님의 사진집 '그 섬에 내가 있었네' 중에서
어느새 김영갑님의 사진집이 3권이 되었다.
오름사진들, 들판 사진들, 바다 사진들...
그냥 가만히 보고 있으면 마음 편안해지는 사진들이다.
제주에 있는 그의 전시관엘 들려 봐야 겠다는 생각을 한지 몇 해인데...
몇 번을 다녀 오면서도 한 번도 들리지 못했다.
책에서만 보던 사진들을 커다란 액자속 작품들로 보고 싶다.
그 느낌은 얼마나 다를까?
지난 초봄 선운사에 눈 내리던 날 담았던 사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