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봄 피어나는 봄꽃들의 특징은
아주 작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꽃들이 10여센티에서 커야 20여센티.
촬영조건도 까다로워서
돌틈이나 밤송이가 널린 그런 곳에 피어나는 아이들이 많아서
하루 촬영하고 나면 무릎이 까지거나 멍들기 일수이고,
손등은 가시에 찔려 따끔거리는게 다반사이다.
어제 운길산도 바위 투성이 사이로 피어나는 아이들때문에
오래 걷지 않아도 무릎과 발목에 통증이 오고
발가락은 신발에 눌리어 아파온다.
그래도 꽃만 보면 "요건 담아야 해!" 하며 다시 엎드리니 어쩔수 없는 병인가 싶다.
토요일 받아 온 55마를 산 값어치는 이 한장의 사진으로 충분히 했다.
그동안 사용하던 렌즈는 주로 150매크로 렌즈였는데
망원 계열이다 보니 가까이 접근하여 촬영하기 불편하기도 하고
아주 운좋은 경우를 제외하곤 위와 같은 촬영조건을 만들기 어려웠는데
그래도 매크로중에서는 광각계열이다 보니
조금만 여유 있어도 이런 각도가 나오니 좋았다.
주변은 온통 나무들 천지라 하늘을 나오게 하기는 어려웠지만
햇살을 바라보며 플레어를 담을 수 있었으니 원하는 샷중 한가지는 이룬 셈이다.
언제나 사진을 담을때면 뭔가에 쫒기듯 허둥대며 담는 버릇.
모델이 많으면 무엇부터 담아야 할지 몰라 허둥대다 대충 담고 내려오던 선택의 장애에서 벗어나
한장을 담더라도 원하는 샷을 얻을 수 있도록 담아야 겠다고 생각하며 산을 오르지만
막상 산에 들어서면 그런 생각은 어디가고
눈은 꽃을 찾아 이리저리 돌아가기 바빠 발걸음만 재촉하게 된다.
슬슬 여유를 찾을만한 시간도 된거 같은데...
아직도 야생화의 세계에서는 왕초보의 티를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그래도 또 이번 주엔 어딜갈까?
어떤 꽃이 어디에 피었을까? 벌써부터 탐색하고 있으니...
병도 중병이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