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봄을 맞는 자세 2
산호의 마음가는대로
2020. 2. 10. 16:28
봄이 와서 꽃 피는 게 아니다
꽃 피어서 봄이 오는 것이다
긴 겨울 찬바람 속
얼었다 녹았다 되풀이 하면서도
기어이 새움이 트고 꽃 핀 것은
우물쭈물 눈치만 보고 있던
봄을 데려 오기 위함이다
골방에 쳐박혀 울음만 삼키고 있는 자여,
기다린다는 핑계로 문을 잠그지 마라
기별이 없으면 스스로 찾아 나서면 될 일,
멱살을 잡고서라도 끌고 와야 할 누군가가
대문 밖 저 너머에 있다
내가 먼저 꽃피지 않으면
내가 먼저 문 열고 나서지 않으면
봄은 오지 않는다
끝끝내 추운 겨울이다
이정하님의 시.
우한 폐렴 핑계로
휴일에도 집에만 박혀 지내다 보니
간질거리는 몸둥이 달래느라
지나간 사진만 쳐다보다가...
산으로 가면 폐렴이 아니라 폐렴 할배가 와도 상관없는 것을...
꽃이여~~~ 어서 피거라~~~